
“리허설뿐이었는데...(혜수)누나의 눈이 진짜였어요. 연습 때 꺼이꺼이 울었을 정도로 몰입감을 가졌던 순간이었어요.”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트리거’(극본 김기량·연출 유선동)로 새해 시청자들을 만난 배우 주종혁(34)은 선배 배우 김혜수의 연기에 대해 크게 감동, 눈물까지 쏟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주종혁은 선배들 사이에서 주눅들지 않고 MZ다운, 청년의 열정으로 연기에 임했다. 김혜수가 제작발표회에서 주종혁에 대해 “성실한 실력파”라고 말한 이유다.
‘트리거’는 올해 디즈니플러스 라인업의 포문을 연 작품이다. 꽃 같은 세상, 나쁜 놈들의 잘못을 활짝 까발리기 위해 일단 카메라부터 들이대고 보는 지독한 탐사보도 프로 놈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19일 마지막 2편을 공개하며 12부작을 마무리했다.
극중 주종혁은 ‘트리거’ 팀의 막내 PD ‘강기호’ 역을 맡아 열연했다. 폭탄 머리와 후드티가 트레이드 마크다. 집보다 사무실이 더 좋고 편한 계약직 조연출의 표본. 언젠가 정규직 연출 PD로 살아 보겠다는 일념으로 일한다.
마지막회가 공개된 날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 카페에서 주종혁을 만났다.
주종혁은 “막내 PD로서 활기있는 분위기가 있지만 결코 마냥 밝은 인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배우도 어찌보면 비정규직이지 않나. 정규직에 대한 설움을 갖고 연기를 펼치면서도 나름의 책임감있는, 직장인으로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특히 오소룡 팀장(김혜수 분) 아래 ‘팀 트리거’를 이끌어가는 PD로서 다부진 면모도 가져야 했다. 주종혁은 “PD로서 어떻게 상황들을 대처해야 하는 지, 세세한 면을 살피려고 노력했다”며 “사건들이 크고 분량이 많다보니 집중해서 연기에 집중해야겠다고 스스로 다짐했다”고 돌아봤다.

극 에피소드 내내 ‘트리거’ 팀으로 진행되다보니 주종혁의 곁엔 김혜수와 정성일이 늘 함께했다. 주종혁은 “누나는 정말 연기에 진지하고 진심이셨다. 넓은 시야로 연기에 대해 말해주시곤 했다. 트리거의 기둥 같았다. 특히 촬영장에서 많은 사람들을 아우르는 모습을 보며 많이 배웠다”고 치켜세웠다. 또 정성일에 대해서는 “많이 가깝게 지냈다. 한 살 터울 같은 형 느낌이었고 든든했다. 연기하면서 질문도 많이 했다”며 남다른 호흡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주종혁은 “선배님들에게 방해만은 되지 말아야지. 잘해야돼라는 생각뿐이었다. 그 안에서 선배님들이 편하게 해주셔서 시간이 갈수록 스스로 자신감이 생겼다”며 “나중엔 혜수누나 눈만 봐도 다 받아주시겠구나 하는 믿음에 더 다양하게 연기를 시도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주종혁은 ‘트리거’ 모습 그대로 인터뷰 때도 에너지가 넘쳤다. 취재진을 편하게 하는 표정과 말투 하나하나에서 편안함이 느껴졌다. 넘치는 에너지에 힘입어 그는 ‘트리거’ 촬영 현장의 분위기메이커이기도 했다. 그는 “촬영 내내 힘들었던 순간이 없었다. 현장 가면 너무 재밌었다. 다들 성격이 좋으셔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며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했다.
데뷔 10년차인 주종혁에게 ‘트리거’는 단연 울림 깊은 작품이 됐다. 그는 “안일하게 연기하면 안되겠다 생각했다. 모든 연기를 진중하고 조심스럽게 연기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연기를 하다보니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좀 더 깊게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내면이 단단해지고 다채로운 순간이 필요한 것 같다”며 배우로서의 야무진 의지를 다졌다.

2015년 단편영화 ‘몽마’로 데뷔한 주종혁은 ‘대도시의 사랑법’,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유미의 세포들’, ‘검은태양’, ‘D.P. 등 영화, 드라마에서 다채로운 활약을 펼쳐왔다.
그는 올 하반기 공개 예정인 tvN 드라마 ’컨피던스 맨‘,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북극성‘을 통해 연중 시청자들과 호흡한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