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전 아나운서 김현욱이 KBS 퇴사 후 여러 개의 사업에 손을 댔다고 밝혔다.
2일 오후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사당귀’)에는 엄지인, 이순실, 정지선이 모습을 보였다.
이날 방송에는 지난주에 이어 김현욱, 김선근 아나운서에게 프리랜서 선언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엄지인, 김진웅, 홍주연이 등장했다. 김현욱은 “내가 엄지인을 뽑았어. 성숙한 이미지에 딱 맞더라고”라며 엄지인과의 인연을 전했다.
엄지인은 “26기 하면 박주아 부장님과 동기야. 선배야 말로 아나운서 되게 어렵게 된 케이스잖아요”라며 김현욱에게 어떻게 아나운서가 됐는지 물었다. 현욱은 “그때 당시 IMF가 와서 지상파 3곳에서 채용을 안 했어. 그런데 쇼호스트를 뽑아서 지원했는데 됐어. 쇼호스트 하다가 KBS, MBC에서 그해 마지막으로 공채를 뽑더라고. 그런데 김성주가 뽑혔지”라고 답했다.
이어 “김성주가 강자인 거야. 키도 나랑 거의 똑같고 얼굴도 나만 하고! 쟤만 떨어뜨리자고 생각했지. 자기소개하면 안정적으로 하잖아. 나는 톤을 다르게 하고 성대모사하고 그랬어. 그런데 김성주가 최종에서 성대모사 시리즈를 보여준 거야. 난 더 보여줄 게 없는 거야. 같은 해 나는 KBS에 붙은 거지”라며 KBS에 입사한 이유를 말했다.
그는 “현무도 3차를 연수원 합숙 면접으로 봤어. 취중 면접했어. 본심이 나오잖아. 그런데 현무가 술을 잘 못 마시거든. 마시니까 애가 취한 거야. 취하니까 객기를 부린 거야. 서기철 선배가 담배를 되게 자주 피우셨잖아. 현무가 ‘무슨 아나운서가 담배를 그렇게 자주 피워요? 목소리 관리 안 하세요?’ 이렇게 따진 거야. 그런데 서기철 선배는 ‘이 자식 강단 있네?’ 이렇게 생각한 거지”라며 전현무의 과거를 밝혔다.
이를 보던 전현무는 “맞아요. 절 좋게 봐주셨어요”라며 폭소했다.
이후 김현욱은 “나랑 전현무, 조우종, 김기만 이렇게 네 명이서 미팅했잖아. 쌀국숫집에서 4대 4 미팅했잖아”라며 또 다른 과거를 밝혔다. 그는 “조우종, 김기만은 조용해서 앉아서 무게 잡는데 우리 둘은 웃겨야 하니까 쟁탈전이 벌어진 거야. 막 웃기고 난리 났어. 잘 됐다 싶었는데 인기 투표 결과 조우종이 3표로 1등, 2등은 1표 김기만. 나랑 전현무는 0표. 판은 우리가 다 깔아주고 실속은 조우종이 다 가져갔다”라며 뼈아픈 과거를 회상했다.
김진웅은 “어느 정도의 자신감으로 프리 선언을 하셨냐”라고 질문, 현욱은 “13년 동안 KBS에 있으면서 매일 방송했어. 방송 많이 할 때 5~6개 했어. 그렇게 매일 방송하다가 프리를 하고 6개월간 강제로 쉬었지. 그때 내가 잊히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이 들면서 우울해지는 거야. 미치는 거 아닌가 싶은 거야. 그러다 보니까 자괴감을 느낄 뻔한 스케줄도 있었어”라고 답했다.
그는 “노래 교실 송년회야. 탬버린을 꺼내서 노래를 부르니까 아주머니들이 너무 좋았는지 나한테 5만원씩 주시는 거야. 받으려고 하는 순간 내가 팁까지 받아야 싶은 거야”라고 했다. 이어 “내가 세 봤다? 80만원인 거야! 팁만 80만원! 이제 노래 교실만 가고 싶더라고”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현욱은 “퇴사하면 자세가 달라져. KBS 아나운서 시절에는 ‘수고하셨습니다’ 이랬는데 지금은 ‘명함 좀...’ 이러면서 헝그리 정신이 생기지. 또 정해진 섭외 멘트가 있어. 사람 하는 일이 정찰제가 아니잖아요~ 회장님만 맞춰드릴게요~ 그래서 진짜 돈만 주면 난 아무도 없는 공동묘지에서 사회 볼 수 있어”라며 후배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또 그는 “KBS 입사하자마자 프리 계획을 세웠어. 입사하고 10년 안에 나갈 거라고 결심했어. 경제적 안정감을 위해 나가고 싶었던 거지. 처음에 PC방을 시작합니다. 아나운서 첫 해 연봉이 3천만원이 안 돼. 그런데 PC방으로 한 달에 800만원을 벌었어. 욕심이 생기니까 친구한테 PC방을 팔고 목돈으로 양 곱창 프랜차이즈를 시작합니다. 선릉로에 월세 600만원짜리 바닥 권리금 7천만원. 그런데 두 달 만에 광우병이 터진 거야. 하루아침에 손님이 안 오더라고. 가게를 살려야 하니까 삼겹살로 바꿨어. 2년 동안 2억원 날렸어. 그걸 접고 가장 유행하는 사업을 하자고 해서 홈쇼핑 만능 세제를 한 거야. 홈쇼핑이 대박이 났어”라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방송이 아예 끊긴 거야. ‘소비자 고발’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모든 세제를 비판한 거야. 우리 것도 방송이 안 잡힌 거지. 그걸 접고 그만 뒀어야 했는데 소셜 커머스를 합니다. 크레이지 티켓이라고! 그래서 2억을 날립니다. 그 후에 석유를 합니다. 다음엔 석탄을 했지. 그러다가 콩나물 불고기를 하고 아나운서 전문 교육 기관을 했지”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1년에 1억원씩 투자했어. 회사를 처음 만든 형이 대출받은 게 있는데 내가 대표가 되니까 그걸 인수하게 된 거야. 지금도 매달 100만원씩 이자 내고 있어”라고 말해 패널들을 놀라게 했다.
전현무는 “저 형 왜 저러냐. 저 형 전신주 폐기물 사업도 사기당했어요. 한두 개가 아니야”라며 답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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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보스로는 이순실이 모습을 보였다. 순실은 “제가 8년간 통일 메아리악단 공연 홍보 대사로 활동하고 있어요. 무대에서 토크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라며 공연장을 찾은 이유를 밝혔다.
순실은 “앨범은 돈 있으면 개나 소나 다 내는 것”이라는 말에 “아니다! 실력이 있으니까 하는 거야”라며 박명수의 ‘바다의 왕자’를 선곡했다. 엉망진창 공연을 본 단장은 “박자도 모르고 가사도 모르고... 오디션 보겠다고 제대로 준비하셨으면... 이렇게 하고 공연에 올려달라는 게 말이 안 되잖아. 무슨 정식으로 하는 게 그따위야!”라며 어이없어했다.
박명수가 직접 순실에게 ‘바다의 왕자’ 부르는 법을 알려줬으나 전혀 실력이 나아지지 않자 패널들은 한숨을 쉬었다. 순실은 “내가 박명수 씨 콘서트에 나갈거야”라며 포부를 다졌고 박명수는 “아니에요. 콘서트를 안 할게요”라며 거부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평양차집’을 차린 이순실 사단은 소금 넣은 믹스커피를 만들었다. 이후 설탕과 식소다로 북한식 사이다, 탄산단물을 제조했다. 세 사람은 옥수숫가루로 펑펑이떡을 만들기도.
간식을 먹는 관객들을 찾은 순실은 “이거 다 뇌물이야. 내 편만 돼주는 거야”라며 본인을 응원해달라고 부탁했다.
세 번째 보스로는 정지선 셰프가 모습을 보였다. 그는 김희은 셰프와 한식 세계화를 위한 난로회를 위해 음식을 준비했다. 지선은 “다른 분야의 셰프와 콜라보를 해본 적이 없어요. 각자 20년을 요리했는데 합쳐서 한다는 게 쉽지 않거든요”라며 부담을 느꼈다.
이때 특별 심사위원으로 김희은 셰프의 남편인 윤대현 셰프가 등장했다. 이를 보던 정지선은 “대표님!”이라며 남편 이용우를 불렀다. 지선은 “내 편이 왔는데도 왜 이렇게 불안하지? 내 편 안 들어줄 것 같아”라며 걱정하기도.
두 셰프가 가지튀김 구절판을 만들던 중 남편 이용우는 “원색이 더 많았으면 예뻤을 것 같아”라고 의견을 내자 정지선은 “요리하지 않는 자 조용히 해라”라며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음으로 홍소육과 김치를 조합해 요리, 윤대현은 “상상한 걸 처음 시도해서 70% 이상이 나오면 천재래요”라며 정지선을 칭찬했다. 반면 이용우는 “중식과 한식의 디테일이 점점 차이나요”라며 지선을 약 올렸다.
이용우는 “김칫국물을 써도 되나?”라는 정지선의 말에 “김치를 썼는데 또 김칫국물을 써? 아니야 반대야”라며 계속해서 정지선을 공격해 웃음을 샀다. 김희은이 “잣소스를 뿌리는 건 어때요?”라고 하자 이용우는 “난 찬성! 김치 넣은 데에 또 김치 넣지 말고”라며 폭격해 정지선을 분노케 하기도.
가지튀김 구절판을 맛본 윤대현은 “완성도가 높은 요리 같아요. 수삼이 엄청난 킥인 것 같아요”라며 극찬했다.
정지선의 홍소육 김치만두를 맛본 이용우는 “제가 김치가 맛있다고 하면 정말 맛있는 거예요. 그런데 수정을... 좀 뭉쳐 있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라며 김희은 셰프만 칭찬해 패널들을 지긋지긋하게 했다.
‘사당귀’는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45분 KBS2에서 만날 수 있다.
[서예지 스타투데이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