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선택 답답하다고? 작품 메시지 더 강렬해져”

배우 신민아(41)가 ‘로코퀸’을 벗고, 버석한 얼굴로 돌아왔다.
지난 4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악연’은 벗어나고 싶어도 빠져나올 수 없는 악연으로 얽히고설킨 6인의 이야기를 그린 범죄 스릴러다.
공개 이후 ‘오늘의 대한민국 TOP 10’ 시리즈 부문 1위는 물론 3일 만에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5위에 올랐다. 공개 3일 만에 36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37개 국가에서 TOP10 리스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악연’은 ‘검사외전’ 이일형 감독의 첫 시리즈 작품으로, 목격남(박해수), 주연(신민아), 사채남(이희준), 길룡(김성균), 안경남(이광수), 유정(공승연)까지 각자 다른 사연과 욕망을 가진 인물들이 악연의 굴레로 빠져드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렸다. 신민아는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는 외과 의사 주연을 연기했다.
신민아는 9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공개 첫 주인데 많은 분이 좋아해 줘서 기분이 좋았다. 홍보 시작해서 지금까지 글로벌뿐만 아니라 보고 나서 재미있다는 게 좋더라. 보고 나서도 순식간에 봤다는 게 많다”며 “오픈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주변에서 보고 연락해준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출연 이유를 묻자 “대본을 받았을 때 주연이는 조금 뒤에 나오는데 신선했다. 캐릭터 이름도 없는데, 계속 다른 인물이 나오고 예측이 안 되더라. 내 캐릭터 안 나왔는데 웬만하면 해야 되겠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재미있다. 추리 소설 읽는 것처럼 눈도 깜빡이지 않고 봤다. 주연 연기가 많이 어렵겠다 싶어서 고민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그렇고 참여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평소 장르물을 좋아한다고 밝힌 신민아는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갈망이 있다”며 “‘악연’ 대본을 받자마자 나도 악한 사람인가 싶었는데 아니더라. 그런데 언젠가는 ‘악연’에서 나온 인물처럼 악한 캐릭터를 배우로서 연기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신민아는 다소 적은 분량에 대해 “좋은 면도 있다”며 “저희가 대본에서도 역할이 다 나눠진다. 그래서 부담도 있고 또 부담이 덜어지는 부분도 있더라. 제가 많은 배우가 같이하는 작품을 못 했는데, 요즘 추세가 그렇지 않나. 오히려 홍보할 때는 힘이 됐다. 너무 훌륭한 배우들이 같은 마음으로 하는 게 좋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신민아는 작품 속 인물 중 가장 악인이 누군 것 같냐는 질문에 “우열을 가릴 수 없다”면서도 “아무래도 사채남이 나쁜 것 같다. 안경남은 다른 의미에서 나쁜 놈 같다. 그런데 아버지 보험금을 노리고 살인을 계획하는 사채남이 용서가 안 되는 나쁜 놈인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채남은 대본도 세다고 생각했는데, 이희준 배우가 가지고 있는 감정선이 들어가니 더 무서웠다. 대본에는 아빠 보험금을 노린 1차원적인 나쁜 놈 같았는데, 죄책감도 아닌 그런 모습이 더 무섭고 긴장감이 있었다”며 “인상 깊은 장면도 정말 많았다. 안경남이 차 안에서 욕하고 그러는 것도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 진짜 같아서 무섭더라”고 이야기했다.
후반부 주연에 대한 선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답답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에 신민아는 “대본 특성상 과거의 트라우마를 지금 상황에 맞닥뜨려서 안으로 고민하는 캐릭터라 다른 캐릭터들과 다르다. 감독님이 엔딩도 여러 버전을 고민했는데, 주연이 피해자라 가해자의 에너지와는 결이 달랐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처음에는 저도 에너지를 더 세게 가는 게 어떨까 싶기도 했는데, 감독님 의견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르 특성상 뒤에 카타르시스가 세야 보는 사람이 속 시원하다고 느낄 수 있다. 저 역시도 그게 더 시원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는데, 아무래도 지금 엔딩으로 한 건 피해자이기 때문에 가해자와 똑같은 방식으로 복수하는 걸 피하신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저도 피해자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캐릭터로 봤을 때 답답하고 카타르시스를 없을지라도 작품의 이야기에는 이 결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그래서 메시지가 더 강력해졌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