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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발 자랑스러워”…이제훈, ‘협상의 기술’ 시즌2 기대해[인터뷰]

이다겸
입력 : 
2025-04-14 14:32:30
안판석 감독과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는 이제훈. 사진l컴퍼니온
안판석 감독과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는 이제훈. 사진l컴퍼니온

‘협상의 기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배우 이제훈(41)이 다양한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의 가치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제훈은 14일 오전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한 카페에서 JTBC 토일드라마 ‘협상의 기술’(극본 이승영, 연출 안판석)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협상의 기술’은 전설의 협상가로 불리는 대기업의 M&A 전문가 윤주노(이제훈 분)와 그 팀의 활약상을 담은 오피스물이다.

첫 회 3.3%(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한 ‘협상의 기술’은 총성 없는 전쟁이라 불리는 M&A라는 생소한 소재에 인간적인 감정을 녹여내 호평 받았다. 그리고 최종회는 첫 회 시청률의 3배가 넘는 10.3%(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제훈은 “작품의 소재가 특수성이 있는 만큼 ‘시청자들의 접근이 쉽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그 내면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보편적인 이야기가 담겨있다. ‘협상의 기술’이라는 제목이 딱딱해 보일 수 있지만, 세상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점점 더 몰입해 볼 수 있지 않았나 싶다”라고 인기 비결을 자평했다.

앞서 드라마 ‘하얀 거탑’, ‘밀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등을 통해 흡입력 있는 연출을 선보인 안판석 감독과 첫 호흡을 맞춘 소감은 어땠을까.

이제훈은 “안판석 감독의 작품을 거의 다 봤다. ‘언제 이 감독님과 만날 수 있을까’에 대한 간절한 바람이 있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만나게 돼서 너무 기뻤다”면서 “촬영을 하면서 감독님이 최대한 현실에 가깝게 이야기를 담으려고 하는 것이 느껴졌다. 가짜라는 인상을 주는 것을 경계하면서 연출하는 것을 보면서 저도 진실에 가까운 마음을 가지고 캐릭터에 접근하고 사람들과 앙상블을 맞추려고 노력했다”라고 밝혔다.

이제훈은 ‘협상의 기술’에서 M&A 전문가 윤주노 역을 연기했다. 사진l컴퍼니온
이제훈은 ‘협상의 기술’에서 M&A 전문가 윤주노 역을 연기했다. 사진l컴퍼니온

이제훈은 ‘협상의 기술’에서 위기에 빠진 산인 그룹을 구하러 온 협상 전문가 윤주노 역을 연기했다. ‘협상계의 백사(白蛇)’로 불리는 윤주노는 냉철한 판단력과 따뜻한 감성을 가진 인물로, 산인 그룹이 가지고 있는 11조원의 부채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 간 M&A를 주도한다.

2021년 연예기획사 컴퍼니온을 설립하고 대표직을 맡고 있는 이제훈은 “윤주노를 연기하면서 배운 것이 정말 많다”며 “매니지먼트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까, 내색하지 않으려고 해도 감정적으로 동요되는 것들이 표출될 때가 많았다. 그런 상황이 생길 때마다 ‘배우 일만 하기도 바쁜데 내가 회사를 차려서 왜 고생을 하지?’라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윤주노를 만나면서 어떻게 하면 더 현명하게 회사를 이끌고 사람들과 협상할 수 있는지를 배웠다. 결국에는 진실성인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것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감추지 않고 속 시원하게 이야기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 또 상황이 변할 때마다 손바닥 뒤집듯 왔다 갔다 하지 않는 것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제훈이 연기한 윤주노의 트레이트 마크는 ‘백발’ 헤어스타일이었다. 이에 이제훈은 매번 촬영에 앞서 강도 높은 분장을 소화해야 했다.

“감독님이 ‘윤주노는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명확한 모습이 있었어요. 4달을 촬영하는데 백발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감독님이 너무 원해서 테스트를 해봤죠. 약 3시간의 시간을 들여서 윤주노의 모습을 만들었는데 첫 촬영에서 보니까 결과가 너무 만족스러운 거예요. 백발이 주는 미스터리함이 좋았고, 지금은 이런 모습을 필모에 남길 수 있어서 자랑스러워요.(웃음)”

‘협상의 기술’ 시즌2를 기대하고 있다는 이제훈. 사진l컴퍼니온
‘협상의 기술’ 시즌2를 기대하고 있다는 이제훈. 사진l컴퍼니온

‘협상의 기술’ 최종회에서는 윤주노가 친형을 죽음으로 몰고 간 점보 제약 주가 조작 사태의 진실을 밝히고 범인들을 응징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다만 이 사태로 산인 그룹을 떠난 하태수(장현성 분)가 사모엘 펀드 이사로 다시 윤주노 앞에 서며 시즌2를 암시하는 듯한 장면으로 막을 내렸다.

이제훈은 다음 시즌 가능성에 대해 “산인그룹 부채를 다 해결하지 못했고, 그 이후 이야기가 쓰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놨지 않나. 이 작품의 경우에는 시즌2를 넘어서 시즌5까지 갈 수 있는 스토리라고 생각한다. 저 역시 후속 이야기가 만들어지길 바라는 사람 중 하나라, 다음 시즌이 나왔으면 하는 소망이 다”라고 이야기했다.

‘협상의 기술’을 마무리한 이제훈은 SBS ‘모범택시3’와 tvN ‘시그널2’를 동시에 촬영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한 작품에만 집중을 해야 하는데 두 작품을 병행해야 해서 죄송하다. 그야말로 양측에 ‘협상’을 하고 있다. 제작사 분들에게 ‘마음대로 하셔라. 나를 갖다 쓰셔라’라고 했다. 올해 개인의 인생은 없다. 열심히 농사만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서 ‘언제 쉬냐’는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난 포기했다. 이렇게 시즌제를 이어갈 수 있는 것 자체가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라며 “‘작품을 위해서라면 못할 게 없는 배우’라는 것, ‘가격’이 아닌 ‘가치’로 인정받는 배우라는 것을 계속해서 작품으로 보여주고 싶다”라고 눈을 빛냈다.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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