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이 부시게’ 제작진과 김혜자가 6년만에 뭉쳐 ‘천국보다 아름다운’으로 새로운 인생작 만들기에 나섰다.
18일 오후 JTBC 새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김석윤 감독, 김혜자, 손석구, 한지민, 이정은, 천호진, 류덕환이 참석했다.
오는 19일 오후 10시 40분 첫 방송되는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80세의 모습으로 천국에 도착한 이해숙(김혜자 분)이 30대 모습으로 젊어진 남편 고낙준(손석구 분)과 재회하면서 벌어지는 현생 초월 로맨스를 담은 작품이다.
‘힙하게’, ‘눈이 부시게’, ‘송곳’ 등 수 많은 웰메이드 드라마를 선보인 김석윤 감독과 이남규, 김수진 작가가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눈이 부시게’에 이어 6년만에 김혜자와 호흡을 맞춘다.
김석윤 감독은 “(작품 공개를 앞두니) 평가 받는 느낌이 든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기에 선물처럼 다가가길 바라는 설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혜자 선생님을 기획 단계부터 정해놓고 만든 작품이다. ‘눈이 부시게’를 함께한 이남규, 김수진 작가가 본인들 대본 쓰는 걸 중단하고 소위 ‘김혜자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만들어간 작품”이라며 “어떻게 하면 김혜자라는 배우가 모든 걸 쏟아부을 판을 만들까 고민했고, 재미와 감동을 줄 작품을 만들자고 했다. 맞춤 작품이기도 하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이어 “다른 배우들도 대본 없는 상태에서 출연 허락해줘서 감사하다. 각자 캐릭터를 인물을 인지한 뒤 디자인했다. 모든 배우께 기성복이 아니라 맞춤복처럼 드렸다. 캐릭터들이 생동감 있게 나왔다”고 다른 인물들에도 힘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김혜자는 80살의 모습으로 천국으로 가 30대 외모를 가진 남편과 재회하는 이해숙 역을 연기한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 이해숙에 대해 “남편에 대한 애정이 끔찍할 정도로 진했다. 갑자기 남편이 사고를 당하면서 아무 준비 없이 험한 세상에 내팽개쳐졌다. 얼마나 힘들겠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국에 가면 모든 여자들이 젊은 나이로 갈 텐데, 해숙은 남편이 예쁘다고 했던 80살 나이로 간다. 남편이 ‘지금이 제일 예뻐’라고 하니 그 말을 믿고 80대 나이로 천국에 갔는데 남편은 저 혼자 젊어져 있더라”라고 남편 역을 맡은 손석구에 대한 불만을 살짝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김혜자는 “시청자가 다 공감할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자는 또 “김석윤 감독이 한다고 해서 (이 작품을) 해야겠다 했다. 시놉시스를 읽어보니 이야기가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더라. (현세에 이어 천국에서도) 끊어지지 않는 아름다운 인연이 마음에 와닿았다. 하고 싶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은 김혜자에게 있어서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 김혜자는 “저는 하고픈 게 연기밖에 없고 관심도 연기밖에 없다. 그냥 이거밖에 모른다. 다른 거 하라고 하면 아주 빵점이다. 연기하는 게 좋고 행복하다”고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김석윤 감독님, 같이 한 분들 다 전부 도와주니 연기하기가 수월했다. 너무나 감사하다. 이걸 생각하면서 일 년을 아주 즐겁게 보냈다. 방송 만든 걸 보니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김혜자는 올해 84세가 됐다. 이를 언급하며 “어쩌면 이게…. 실제적으로도, 나이나 모든 걸 생각하면 저의 마지막 작품이 될 수 있다. 그러니 더 감사하다”며 “정말 행복하게 일 년을 보냈고 흡족하게 마무리된 것 같아서 감사뿐”이라고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해숙의 사랑꾼 남편이자 천국의 집배원 고낙준 역은 손석구가 연기한다. 손석구는 ‘김혜자 픽’이었다. 김혜자는 “‘나의 해방일지’를 보면서 참 좋은 배우라고 느꼈다. 감독이 남편에 대해 이야기하길래 ‘손석구와 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같이 연기를 해보니 생각한 것과 같았다. 나이는 어리지만 리드를 잘해줬다. 남편같이 잘 버텨줘서 감사하다”고 칭찬했다. 이야기하면서 서로를 마주 보며 웃는 등 부부 케미를 드러내기도 했다.
손석구는 “감독님께 연락이 와서 ‘선생님이 너를 직접 택하셨어’라고 하셨다”고 출연 제안을 받았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아직도 기억이 난다, 길거리에서 택시 잡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김혜자 선생님이? 무조건 할게요’ 했다, ‘멜로물? 할게요’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생님을 처음 뵀을 때부터 어렵게 느껴지진 않았다. 부부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있었지만 선생님이었기에 어색하지 않더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손석구는 또 “사랑꾼이 낙준이란 사람 설명하기 가장 적절하고 찰떡인 단어 같다. 해숙만을 바라보는 사랑꾼. 사랑꾼이면서 착하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도 천국에서 잘 살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진다. 천국이란 공간이 지금 현세와 다를 게 없다. 그게 굉장히 좋더라. 내가 나중에 천국간다면, 이런 천국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지민과 이정은이 맡은 솜이와 이영애 역은 원래 감독의 구상엔 없던 역이란다. 김 감독은 “한지민과 이정은은 원래는 작품에 출연할 계획이 없었다”며 “김혜자 선생님이 나온다고 하니 ‘현장서 선생님을 지켜드리겠다’고 해서 없던 배역을 만들었다. 함부로 만들 순 없었는데 대본 만들어가던 과정이라 가능했다. 두 분이 참여해서 되게 풍성해졌다. 우발적인 케이스로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 있는 캐릭터였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한지민은 “저희가 떼써서 나오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김석윤 감독님이 김혜자 선생님이랑 작품을 한다고 하니 (욕심이 나더라) 역할 없다면 스태프라도 안되냐고 할 정도였다. 감독님 현장은 늘 행복해서 하고싶다. 감독님이 은퇴 안하고 계속 해주면 좋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김 감독은 “이 작품은 죽음이 삶의 끝이 아니라는 게 전제다. 삶에 이어지는 죽음, 또 다른 삶의 시작. 여러 생을 거쳐 맺는 사람들의 인연을 그리고 싶었다”며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그들끼리 맺는 인연의 시작과 어떻게 풀어지는지, 선연이든 악연이든, 인연의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40분,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