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물섬’ 진창규 PD가 자체 최고 시청률로 마무리한 소감을 밝히며 함께 한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지난 14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보물섬’(극본 이명희, 연출 진창규)은 2조 원의 정치 비자금을 해킹한 서동주(박형식 분)가 자신을 죽인 절대 악 염장선(허준호 분)과 그 세계를 무너뜨리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인생 풀 베팅 복수전을 그린 작품이다.
첫 회 6.1%(이하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의 시청률로 출발한 ‘보물섬’은 인간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그리는 스토리텔링, 흡인력 넘치는 연출, 배우들의 압도적 연기력이 입소문을 타며 최종회 15.4%의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진창규 PD는 ‘보물섬’ 흥행을 예상했냐는 질문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꽤 복잡한 이야기이기도 하고, 워낙 어두운 톤이라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기 힘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명희 작가님의 글이 가진 힘과 박형식 배우를 중심으로 다양한 매력을 가진 배우들의 연기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 같다”라고 답했다.
진창규 PD의 말처럼, ‘보물섬’에는 압도적인 연기력과 존재감을 보여준 배우들의 포진돼 있다. 그간 다수의 작품에서 다정하고 섬세한 캐릭터를 연기했던 박형식은 눈빛을 갈아 끼우고 처절한 복수에 나섰고, 허준호는 돈과 권력을 모두 손에 쥐었지만 끝없이 욕망하는 염장선을 풍부한 표정 연기로 그려냈다.
“대본과 캐릭터를 깊이 있게 이해하는 배우들과의 작업은 연출자를 긴장하게 만드는 동시에 희열을 줍니다. 우리 현장이 그랬던 거 같아요. 서로 신(Scene)에 대한 견해를 이야기하고 그중에 제일 맞는 길을 찾아가는 것. 저도 지지 않으려고 더 많이 고민해 갔던 것 같습니다. ‘보물섬’ 세계를 만들어 낸 배우님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어요.”

특히 서동주로 분한 박형식은 격렬한 액션과 해상 수영, 고압적인 물고문, 총격까지 극한의 상황을 대역 없이 소화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이에 대해 진창규 PD는 “매순간 열정적이었고, 좀 더 잘 해보려고 하는 모습이 좋았다”며 “물고문신이나 바다에서의 액션신들은 어떤 배우가 왔어도 그 이상 할 순 없었다고 느낄 정도로 최고였다”라고 박형식의 연기를 극찬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3회 엔딩이었다고 했다. 이 장면은 바다 한가운데서 서동주를 총으로 쏜 허일도(이해영 분)가 비밀번호가 적힌 쪽지를 가지고 대산의 비자금 금고로 가능 장면이다. 허일도는 쪽지 속 비밀번호가 맞지 않는다는 걸 안 후, 금고 앞에서 웃음인지 울음인지 모를 표정을 지으며 “부활하라고!”를 외친다.
진창규 PD는 “‘부활하라’라는 우리가 현실에서 한 번도 입 밖에 내보지 않았던 문장을 어떤 느낌으로 외쳐야 하는지 이해영과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이 난다”며 “리허설 때는 상상도 못한 표정을 보게 되어서 너무 즐거웠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진창규 PD는 ‘보물섬’을 떠나보내며 시청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기고 싶을까.
“작가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들은 메시지도 있지만, 제가 이 작품을 찍어가면서 느꼈던 것은 ‘눈앞의 보물을 두고, 먼 곳의 보물을 찾아 헤매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에만 눈이 팔려, 내가 가진 것들을 잃는 사람들의 이야기 말이에요. 결국 ‘인간적인 가치를 지켜가면서 힘내서 살자’라는 말이 우리 작품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 아닐까 싶어요.”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