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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 이순재, 최고령 대상 수상자의 눈물[MK이슈]

양소영
입력 : 
2025-01-12 07:00:00
이순재. 사진|KBS 방송하면 캡처
이순재. 사진|KBS 방송하면 캡처

“시청자 여러분께 평생 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

국민 배우 이순재가 KBS 최고령 연기대상 수상자가 됐다.

이순재는 지난 11일 방송된 ‘2024 KBS 연예대상’에서 드라마 ‘개소리’로 대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미녀와 순정남’ 지현우와 임수향, ‘다리미 패밀리’ 김정현과 박지영, ‘멱살 한번 잡힙시다’ 김하늘을 제치고 이날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방송인 장성규, 배우 서현 문상민이 진행을 맡은 ‘2024 KBS 연기대상’은 지난해 12월 31일 생중계될 예정이었으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여파로 녹화로 진행됐다. 1934년생으로 현역 최고령 연예인 이순재는 지난해 10월 건강 악화로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중도 하차한 후 2개월 여만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상을 받은 이순재는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며 “KBS가 방송 역사가 시작된 게 1961년 12월 31일로 기억한다. ‘나도 인간이 되련다’에 첫 출연했다. 선배님들 모시고 조그만 역할이지만 했다. 그리고 쭉 KBS에서 활동하다가 TBC에 전속 계약해서 건너갔다가 1980년대에 언론통폐합이 되면서 쭉 인연이 왔다. 많이 출연할 기회가 없다. 적절한 배역이 없으면 출연 못 하는게 당연하다.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 준비했다. 오늘 이 아름다운 상, 귀한 상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대상을 하게 되면 이순신 장군, 역사적 인물이 받았다. 줄 수 있다. 저기 미국에 배우 캐서린 헵번은 30대에 한번 받고 60세 이후 3번 상을 탔다. 60세가 되도 잘하면 공로상이 아니라 상을 주는 거다. 공로상이 아니다. 연기는 연기로 평가해야 한다.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며 “이 상은 개인의 상이 아니라 ‘개소리’에는 소피와 수많은 개가 나와 한 몫을 다한다. 다들 한 파트 한 파트 최선을 다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개소리’를) 거제까지 자동차로 4시간 반이 걸린다. 20회 왔다 갔다하며 찍었다”며 “감사할 학생들이 있다. 제가 아직도 총장님이 배려를 해줘서 가천대학교 석좌교수를 하고 있다. 학생 하나하나를 구체적으로 지도한다. 작품을 정해서 한 학기 동안 연습해서 발표한다. 촬영이 한 달 6개월 걸리니까 들락날락 못했다. 학생들에게 미안하다고 했더니 모처럼 드라마 하는데 잘하라고 가르쳐준대로 열심히 만들어내겠다고 하더라. 눈물이 나왔다. 그 학생들 믿고 최선을 다해서 오늘의 결과가 왔다. 감사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순재. 사진|KBS
이순재. 사진|KBS

또 이순재는 “시작할 때 아슬아슬했다. 수많은 노심초사를 했고 어려움을 극복했고 KBS에서 오늘날 ‘개소리’가 전국에 들리게 됐다”며 “시청자 여러분께 평생 동안 신세 많이 지고 도움 많이 받았다. 감사하다”고 진심을 전했다.

이날 이순재의 수상에 객석의 배우들도 자리에 일어나서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뿐만 아니라 이순재는 ‘개소리’에서 호흡을 맞춘 연우, 개 아리와 함께 베스트 커플상도 품에 안았다.

이순재는 지난해 방송된 드라마 ‘개소리’에서 누구보다 많은 분량을 소화하며 극 중심을 잡았다. 소피, 연우, 박성웅, 김용건 등과 차진 케미를 보여주며 연기 투혼을 펼쳤다.

김용건은 앞서 ‘개소리’ 제작발표회에서 “작품 후반에 이순재 선생님이 건강이 조금 안 좋으셔서 저희도 스태프들도 걱정을 많이 했다. 이순재 선생님이 그걸 극복하시고 대본이 안 보이셔도 큰 종이에 써가며 대사를 모두 외우셨다. 이번 ‘개소리’ 작품을 통해 이순재 선생님의 완고한 모습이 귀감이 됐다”고 말한 바 있다.

김용건은 이날 시상식에서 조연상 수상 후 “7개월여동안 거제를 오가며 제 건강도 체크해봤다. 왕복 10시간동안 여러 날을 왔다갔다 했는데 시즌2 해도 될 것 같다”며 “함께한 배우들에게 감사하고 애 많이 썼다. 그 중심에서는 이순재 선생님이 계셨다. 그래서 든든했고 드라마를 잘 끝낼 수 있었다. 이순재 선배님의 건강을 기원하고 존경한다”며 재차 이순재를 향한 존경심을 표했다.

이처럼 연기 투혼으로 빚어낸 국민 배우 이순재의 최고령 대상 수상은 그렇기에 더욱 빛났다. 묵묵하게 오랜 세월 연기 인생을 걸어온 이순재는 마지막까지 시청자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고, 이순재를 향한 후배들의 뜨거운 축하와 존경 속에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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