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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증외상센터’ 하영 “연기 전향 고민 多...후회하고 싶지 않았죠”

양소영
입력 : 
2025-01-30 07:30:00
수정 : 
2025-01-30 09:48:02
“증조부 고종 황제 진료·父 현직 의사”
“주지훈과 첫 호흡 손 떨려...추영우 유머러스해”
하영이 ‘중증외상센터’의 천장미 캐릭터와 닮아있어 연기하기 편했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하영이 ‘중증외상센터’의 천장미 캐릭터와 닮아있어 연기하기 편했다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배우 하영(32)이 ‘중증외상센터’에서 털털한 간호사로 변신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는 전장을 누비던 천재 외과 전문의 백강혁(주지훈 분)이 유명무실한 중증외상팀을 심폐 소생하기 위해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으로, 영화 ‘좋은 친구들’을 연출한 이도윤 감독과 ‘아다마스’ 최태강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2019년 드라마 ‘닥터 프리즈너’를 통해 데뷔한 하영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넷플릭스 시리즈 ‘이두나!’ 등에서 활약했다. 하영은 ‘중증외상센터’에서는 베테랑 간호사 천장미를 연기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하영은 합류 과정을 묻자 “오디션을 통해 합류했다”며 “오디션 때 대본을 받아보고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원작을 재미있게 읽어서 감독님께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이 드라마의 서사 구조는 히어로물이라고 생각한다. 먼치킨 주인공이라 사이다 넘치고 템포감도 있고 캐릭터들 간 케미가 있는 작품이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앞서 ‘중증외상센터’를 연출한 이도윤 감독은 “하영 씨 집안이 의료계 쪽이라 촬영 현장에서 정말 많은 도움을 줬다”라고 말했다.

이에 하영은 “아버지가 의사고, 어머니가 간호 전공을 하고 지금은 다른 일을 한다”며 “병원에서 청소하는 일을 한 적이 있는데, 일상적인 직원들 모습을 보니까 연기할 때 참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할아버지가 고종 황제 주치의로 알려졌는데 사실 주치의는 아니셨다. 당시 한양 안에 첫 양방을 개업하신 의사셨다고 들었다. 증조할아버지이신데 자세한 이야기를 많이 듣지는 못했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하영이 ‘중증외상센터’에서 주지후 추영우 등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하영이 ‘중증외상센터’에서 주지후 추영우 등과 호흡을 맞춘 소감을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그런가 하면 하영은 장미와 싱크로율이 높아 연기하며 편했다며 “장미를 연기할 때 제 실제 말투를 사용했다. 저의 털털한 매력을 살리려고 노력했고 편하게 표현할 수 있어서 자유롭고 좋았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이두나’ 등에선 주로 여성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이번엔 제 실제 성격이랑 비슷한 캐릭터라 좋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외적으로도 신경을 썼다며 “원작 웹툰 캐릭터처럼 단발머리를 했고, 피곤해보이면 좋을 것 같아 부스스한 머리를 묶고 주근깨도 그려 넣었다”며 “간호사분들이 나온 유튜브 영상 등을 보면서 간호사복을 입을 때 펜의 위치나 어떤 펜을 많이 쓰는지 참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적으로는 처음 백강혁을 보고 이 사람 뭐냐고 생각하다가 받아들이고 서포트하는 감정선을 생각했다. 에피소드가 진행되며 중증외상센터 사람들과 전우애가 생기니까 그런 디테일을 잡으려고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촬영 전 주지훈 윤경호 추영우 정재광 등과 함께한 대본 공부도 많은 도움이 됐단다.

하영은 “오전에 만나서 7시간 대본 보고 저녁도 같이 먹고 감독님이랑 영우랑 저희팀 다 같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지훈 선배님이 되게 편하게 해줬다. 처음엔 손이 떨렸는데, 잘 받아줘서 빨리 친해졌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며 “선배가 ‘맛잘알’이라 식당에 가면 맛있게 쌈을 먹는 법도 알려주고 그랬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추영우는 처음 리딩 때부터 잘한다고 생각했다. 어린데 되게 재능이 넘치더라. 그런데 현장 가서 더 잘하더라. 정재광이 나온 영화 ‘낫아웃’를 봐서 좋은 배우인 걸 알아서 신기했다. 아무래도 비슷한 또래라 저희끼리 농담도 많이 하고 그랬다. 추영우도 유머러스하고, 정재광도 센스있게 말하는 스타일이라 탈진할 정도로 웃었던 기억이 있다”며 화기애애했던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하영은 미술 전공을 하다가 연기를 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하영은 미술 전공을 하다가 연기를 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사진|넷플릭스

하영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과를 전공했다. 이후 대학원 공부를 위해 뉴욕의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에 진학했으나 연기자의 꿈을 위해 1년 만에 휴학했다.

이에 그는 “비디오 아트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기 수업을 들었는데 뭔가 신내림 받은 것처럼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미술은 혼자 방에서 하는데, 서로 감정을 나눈다는 게 짜릿하더라. 그길로 휴학했다. 그때가 27살이었는데, 사실 저도 고민이 많았다. 그때 주변에서 연기를 계속하는 게 좋겠다고 응원해 줬고, 연기 선생님 등도 빨리 시작하는 게 좋다고 해서 밀고 나갔다. 지금 안하면 평생 못할 것 같았고 후회하고 싶지 않아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 초반에는 오디션도 많이 떨어지고 연기 전공이 아니라 정말 내가 부족하다는 콤플렉스도 있었다. 지금도 없다고 말할 수 없다. 그렇지만 조금씩 노력하고 도움을 받으면서 첫 오디션에 붙었을 때 확신을 얻고 연기를 계속할 수 있었다. 부족하지만, 감사하게도 제게 기회를 준 ‘닥터 프리즈너’ 감독님과 드라마 팀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데뷔 당시를 떠올렸다.

더불어 언젠가 미술 작업도 하고 싶다며 “지금도 전시 보는 게 너무 재미있고 혼자서 작품 보고 울고 흠뻑 젖는 걸 좋아한다. 제가 여유가 되고 기회가 된다면 전시까진 아니더라도 소소하게라도 그림을 계속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 연기 연습을 하는 작업실에 아직도 이젤이 있는데 3년 동안 손을 못 댔지만, 항상 마음은 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다만 하영은 “지금은 본업인 연기에 집중해야 한다”며 “액션 연기도 해보고 싶다. 백강혁 같은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며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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