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훈이 백발의 협상가로 파격 변신해 등장부터 공기를 바꿨다.
8일 첫방송된 JTBC 새 토일드라마 ‘협상의 기술’(연출 안판석ㅣ극본 이승영ㅣ제작 (주)비에이엔터테인먼트, SLL, 드라마하우스스튜디오)에서 M&A 팀을 이끄는 협상 전문가 윤주노로 등장한 이제훈은 외적인 변화 뿐 아니라, 살아 숨쉬는 캐릭터로 만들어냈다.
윤주노가 가진 협상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목소리, 눈빛, 표정, 몸짓, 걸음걸이 등에 세밀하게 담아냈다. “촬영 기간 내 윤주노로 살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는 각오가 느껴졌다. 협상 전문가의 날카롭고도 냉정한 면모는 물론, 속뜻을 알 수 없는 표정을 보여 복합적인 내면에도 궁금증을 품게 했다.
이제훈은 협상 테이블에서 어떠한 제스처가 없이도 압도하는 전설의 협상가다운 아우라를 보여줬다. 특히 초반 산인 건설 대표와의 기싸움 속에서나 비움 D&I에 성과금을 역제안하는 장면에서 이제훈이 가진 무게감과 현란한 대사 소화력은 모두를 숨죽이게 했다.
첫화에서 산인그룹 송회장(성동일 분)의 부름을 받고 귀국한 윤주노는 11조 원의 부채도 갚고 주가도 방어해야 하는 위기 상황에 대해 파악했다. 그는 M&A 팀원이 필요하다며 직접 찾으러 나섰고, 재무 담당 곽민정(안현호 분), 변호사 오순영(김대명 분)을 찾아가 팀원으로 영입 후 유일한 M&A팀 지원자인 인턴 최진수(차강윤 분)까지 면접을 통해 팀 구성을 완성했다.
이후 임원진들 앞에서 목표 달성을 위해 그룹 내 일부 사업체의 매각이 불가피하다며, 그 대상은 산인 그룹을 견인하고 있는 건설회사라고 말해 장내 분위기를 술렁이게 했다.
2회에서 윤주노(이제훈 분)가 송 회장(성동일 분)이 제시한 두 자리 숫자의 매각금액을 달성하고자 협상 테이블에 앉는 모습이 그려졌다. 윤주노는 리스크 속에서도 높은 금액으로 매각을 성공시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입찰사 대표와 고도의 심리전을 벌였고, 입찰함을 열어보니 비움 D&I가 7조 9999억을 써 내며 당초 예상보다 높은 금액을 제시받는데 성공한다.
윤주노와 팀원들은 입찰에 성공한 비움 D&I와 MOU 계약을 진행하고, 이후 산인건설 대표에게 따로 부정 이슈를 듣게 된 비움 D&I 지 대표는 불확실성에 대한 디스카운트를 요청한다. 윤주노는 이 난관을 그냥 넘기지 않고 반대로 인수 전에 재건축 승인을 받을 시에는 할인 금액만큼을 성과금으로 더 달라는 역 제안을 한다.
극적으로 성과금까지 얻어낸 윤주노는 금액을 깎아달라는 지 대표에게 299억을 깎아줄 테니 묘지를 하나 사달라는 제안을 한다. 이 묘지는 어렵게 충렬 아파트 재건축 동의를 해주신 할머니가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함께 묻힐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려던 것.
윤주노와 팀원들은 총칼 없는 전쟁이라고 불리는 M&A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안타까운 사연의 노부부까지 도와 훈훈함을 더했다. 팀원들도 놀란 윤주노의 협상 실력에 그는 운이 좋았다며 겸손한 면모를 드러낸다.
송회장도 윤주노에게 수고했다며 목표 11조까지 2조 5천억이 남았는데 또 계열사를 팔 거냐고 묻자, 윤주노는 “이번엔, 사겠습니다”라고 반전의 발언을 한다. 엔딩에서는 윤주노가 점보 제약에 대한 부탁을 하는 모습과 함께 매서운 표정을 지어 그가 돌아온 다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증이 일었다.
‘협상의 기술’은 기업 인수 합병을 소재로 한 오피스 드라마다. 대기업 산인그룹의 M&A 협상 전문가 윤주노(이제훈 분), 그리고 그 팀의 활약상을 그린다. ‘하얀거탑’ ‘밀회’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의 안판석 감독과 이제훈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제훈은 지난 제작발표회에서 “대한민국에 이런 드라마가 또 나올 수 있을까 하는 고무적인 마음이 든다”며 “시청자 여러분께도 이 작품을 자신있게 권해드리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