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따라 간다 했던가. 드라마 ‘넉오프(Knock Off)’가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앞날을 막아섰다.
디즈니플러스는 지난달 21일 “신중한 검토 끝에 ‘넉오프’ 공개 계획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배우 김수현, 조보아 주연의 ‘넉오프’는 빠르면 4월 중순, 늦어도 말께 공개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수현이 故(고) 김새론과의 스캔들에 얽히면서 작품 공개에 먹구름을 안겼다. 아니 사실상 공개 불가 수준이다.
김수현을 향한 폭로를 비롯, 논란은 지속되고 있으며 그 내용의 수위와 정도는 나날이 심해져왔다. 결국 김수현은 기자회견까지 개최하며 눈물의 해명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반박과 토로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시선은 차가운 상황.
이에 디즈니플러스는 작품 공개 필요성과 성공 여부, 화제성 등 여러 조건을 따졌을 때 부정적인 전망을 지우기 어려웠을 터. 배우 박은빈, 설경구 주연의 ‘하이퍼나이프’에 이은 오리지널 시리즈 공개를 보류, 즉 ‘넉오프’ 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넉오프’는 1997년 외환위기 사태로 인해 인생이 송두리째 뒤바뀐 남자가 세계적인 짝퉁 시장의 제왕이 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시즌1을 올해 상반기, 시즌2를 하반기에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김수현의 ‘넉오프’ 선언으로 모든 일정이 어긋나게 됐다.
작품이 송두리째 향후 디즈니 공개 일정에서 뽑혀나갈 지는 알 수 없다. 그럴 경우 ‘넉오프’ 측이 안을 금전적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시즌 1, 2를 통틀어 제작비만 600억 원 이상이 들어간 대작이며 제작비 상당 부분은 김수현의 출연료로 알려졌다. 김수현은 ‘넉오프’에서 회당 5억 원, 총 90억 원의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분에 대해 업계는 ‘넉오프’가 자체 폐기될 경우 김수현이 위약금으로 최소 180억 원에서 최대 1800억 원을 물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하고 있다. 정확한 위약금은 알 수 없지만 관례상 ‘법령 위반이나 사회상규에 반하는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출연료의 2~3배를 배상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어 높은 위약금이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수현 역시 ‘넉오프’의 공개 무산을 바라지 않을 대목이다.
국내 배우들 중 흥행 성공 보증수표로 이름을 날렸던 김수현이 때 아닌 디즈니에게 ‘넉오프’ 카드를 던졌다. 안그래도 디즈니플러스는 국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중 월간사용자수 최하위를 기록하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 같은 변수까지 맞으며 가시밭길에서 허덕이게 됐다.
촬영 ‘넉오프’, 공개 ‘넉오프’. 모든 게 ‘넉오프’된 김수현의 ‘넉오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