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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마동석의 ‘주먹’, 제작자 마동석의 ‘눈’[인터뷰]

한현정
입력 : 
2025-04-25 14:46:08
“첫 오컬트 도전 ‘거룩한 밤’, 서현·정지소의 영화”
“손석구·이준혁→서현...캐스팅 천재? 인품 가장 중요”
“영화는 나의 삶, 마동석 브랜드 오래 지키고파”
마동석. 사진 I 롯데엔터테인먼트
마동석. 사진 I 롯데엔터테인먼트

핵주먹, 아니 이번엔 불주먹을 들고 ‘다크 히어로’가 된 마동석의 귀환이다. 마블리의 귀여움도, 괴물형사의 강력함도 여전하다. 다만 조금 더 다크해졌고, 기쎈 여자 둘 사이에서 한 발짝 물러났다. 신작 오컬트 액션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이하 ‘거룩한 밤’)을 통해서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영화는 악을 숭배하는 집단에 의해 혼란에 빠진 도시, 특별한 능력을 가진 어둠의 해결사 ‘거룩한 밤’ 팀의 바우(마동석), 샤론(서현), 김군(이다윗)이 악의 무리를 처단하는 이야기를 담다.

마동석은 제작자이자 주연으로 활약했다. 그는 “이야기의 코어는 샤론이란 테마술사, 줄기는 샤론과 은서의 싸움이다. 저는 사이드 킥”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덩치가 커서 맨 앞에 있긴한데 사실 나는 한 발뒤로 물러서서 지켜주는 사람 정도로 생각했다”며 “그래서 바우에 대해서는 대략 유추할 수 있을 정도로만 다뤘고,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 조력자로서 액션에 올인했다”고 소개했다.

“웹툰, 소설, 애니메이션 등으로 확장 가능한 IP(지식재산)를 먼저 구축하고, 이를 활용해 ‘거룩한 밤: 더 제로’를 연재하고 있어요. 바우의 전사는 여기에 담겨있고요. 일본 다크 판타지 만화 ‘베르세르크’에서 영감을 받아 이야기를 먼저 만들고, 그 일부를 떼어 영화로 만들었어요. 여성이 주체가 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만큼 중심은 두 여성, 샤론과 은서가 됐고요.”

그는 그동안 주연 배우이자, 제작자로 다수의 작품에 참여해왔다. 그는 자신이 제작하는 모든 시나리오의 대사 수정까지 직접 도맡고 있다. 액션의 방향은 물론, 유머의 타이밍까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고 편집한다. 배우로서는 ‘액션’에 가장 공을 들인다.

수차례 ‘성룡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혀온 마동석은, 그래서 그의 하루는, 늘 반은 ‘영화’, 나머지 반은 ‘복싱’이다. 일이 취미이자 일상이 된지는 한참 전이다. “이야기를 만드는 건 제 놀이입니다. 복싱장에 가서 훈련하고, 영화 대본을 고치고, 디렉팅하는 게 일상이죠. 재미있지 않으면 못합니다. 영화는 그냥 제 삶, 그 자체에요. ”

“실력 아무리 좋아도 결국 인성…좋은 사람이 좋은 일”
마동석. 사진 I 롯데엔터테인먼트
마동석. 사진 I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로서의 성공도 성공이지만 제작자로서도 인정 받는 그다. 무엇보다 캐스팅 능력이, 효율적인 예산 편성, 신뢰 갑 인간 관계로 업계를 평정했다. 그는 곽경택 감독이 공개적으로 부러움을 표했던 것에 기꺼이 자신만의 철학을 밝혔다. 핵심은 바로 인성.

마동석은 그간 ‘범죄도시’ 1편에서 윤계상을 악역으로 ‘픽’한 것을 시작으로 ‘범죄도시2’ 손석구, ‘범죄도시3’ 이준혁, ‘범죄도시4’ 김무열 등 반전의 캐스팅으로 남다른 ‘눈’을 뽐내왔다. 이번 작품에서는 걸그룹 소녀시대의 막내로서 모범생 이미지가 강했던 서현을 악마도 탐낼 만큼 강력한 힘을 지닌 퇴마사 ‘샤론’ 역으로 캐스팅했다. 게다가 그와 호흡을 맞춘 모든 후배들은 매번 진심어린 존경과 고마움을 표한다.

마동석은 “후배분들이 그렇게 이야기해주시는 것 만으로 자신은 너무 감사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서현 배우와 친해졌는데 정말 좋은 사람이고 배우이더라. 다양한 얼굴을 지닌 만큼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며 미소지었다.

사진 I 롯데엔터테인먼트
사진 I 롯데엔터테인먼트

“서현뿐만 아니라 이다윗, 경수진, 정지소 등 다들 너무 훌륭한 배우들이었어요. 연기력은 물론 인품까지 빛났거든요. 저는 배우들을 캐스팅할 때 조금 (기존과) 다른 스타일을 찾으려는 게 있어요. 보통은 배우들을 이미지로 캐스팅을 하지만, 저는 그런 걸 경계해요. 좀 더 새로운 느낌을 찾고, 올드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죠. 주변 이야기, 특히 젊은 친구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으려고 하고요.”

그는 ‘여러 가지를 같이 알아본다’고도 했다. 마동석은 “그 사람의 작품들은 물론 무대 공연도 본다. 그 배우의 제일 친한 친구들이 어떤 성향을 지녔는지 이야기도 듣는다”면서 “좋은 사람이 결국 좋은 일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인성이 좋지 않으면) 물을 흐린다고 해야 할까. 그럼 촬영할 때 좀 힘들지 않나. 사실 촬영은 그 자체로 힘든 일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자기가 맡은 캐릭터 연기 생각만 하기도 머리가 아픈데 그 외의 것들에 대해 신경 쓰고 촬영하면서 인간 관계까지 힘들어지면 스트레스를 너무 받게 되잖아요. 그래서 ‘아 저 사람 좋다’ 소리를 듣는 좋은 사람들과 되도록 함께 하고 싶어요. 그래야 현장 분위기가 좋을 테니까요.”

현재 마동석은 외국 배우 11명과 함께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바로 마동석이 원안, 제작, 주연을 맡은 할리우드 프로젝트 ‘피그 빌리지’다. 마이클 루커, 콜린 우델 등이 출연하는 100% 영어 대사 영화다.

국내에서는 내년 ‘범죄도시’ 5편을 촬영한다. 현재 5~8편까지 네 편의 시나리오를 직접 써온 그는 음악영화,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도 기획 중이다. “흥행 히어로? 스크린 히어로? 감사하죠. 운이 정말 좋았고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는 건 그것 자체로도 큰 축복인데...그 안에서 어떻게든 변주하고, 성장하며 오래오래 버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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