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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충돌 못막을 수준이었나” 이승환 측, 구미 공연 취소 손배소 접수 [종합]

지승훈
입력 : 
2025-01-22 12:25:05
수정 : 
2025-01-22 17:23:54
이승환 측이 구미시장 김장호와 구미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에 나섰다. 사진ㅣ스타투데이 DB
이승환 측이 구미시장 김장호와 구미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에 나섰다. 사진ㅣ스타투데이 DB

“서로를 적대하고, 일방의 목소리를 막아 세우는 게 최우선인지 묻고 싶습니다.”

“집회 충돌 막지 못할 수준이었을까요?”

가수 이승환 측 대리인이 구미시장 등을 상대로 일방적 공연 취소에 대한 손해배상소송 소장을 접수하며 이 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22일 이승환 대리인 임재성 변호사(법무법인 해마루)는 지난해 12월 25일 개최 예정이던 ‘이승환 35주년 콘서트’를 일방적으로 취소당한 것에 대해 구미시장 김장호와 구미시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 소장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임 변호사는 이날 오전 언론브리핑을 통해 입장을 피력했다.

먼저 임 변호사는 “공연 취소 이후 약 한달 정도 걸렸는데 소송 관련 법리적 검토를 하는데 시간이 지체됐다. 예매 취소를 당한 관객들 100여 명의 피해 진술서를 수집했다. 단순히 콘서트 취소 당한 아티스트, 기획사 뿐만 아니라 성탄절 콘서트를 기대한 팬들 100여 명의 공연 예매자들이 함께 한다는 게 이번 소송의 특징이다”라고 말했다.

임 변호사에 따르면 소장 내용은 원고, 피고가 누구인지, 피고의 불법행위가 명백히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한다. 임 변호사는 “이승환 외 101명의 원고가 있다”며 “첫 번째 피고를 구미시가 아닌 김장호 구미시장을 세운 것도 의미가 있다. 부당한 서약서를 강요하는 행위가 과실이 아닌 고의, 더 나아가 중과실일 경우 법원에서는 개인적으로 손해배상소송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수 이승환 대리인 임재성 변호사가 서울중앙지방법원 동관 앞에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ㅣ강영국 기자
가수 이승환 대리인 임재성 변호사가 서울중앙지방법원 동관 앞에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ㅣ강영국 기자

임 변호사는 이번 소송을 통해 김장호 시장의 고의 행위, 중과실을 입증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두 번째 피고 구미시에 대해선 “서약서가 강요되는 과정에서 구미시 소속 공무원들의 불법 행위도 배제할 수 없다”며 책임을 물었다. 또 “이미 처리된 대관 사용 허락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배경에 대해 따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임 변호사는 소송 청구액 총 2억5천만 원이라고 했다. 상세 내용으로는 이승환의 정신적 피해 1억 원, 드림팩토리 연출 취소로 인한 금전적 피해 1억 원, 예매 취소자들의 정신적 피해액 각 50만 원이다.

임 변호사는 이 같은 사례가 지금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유례 없는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는 이승환 측의 손배소 승소를 바라는 팬의 모습도 보였다.

가수 이승환 대리인 임재성 변호사가 서울중앙지방법원 동관 앞에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ㅣ강영국 기자
가수 이승환 대리인 임재성 변호사가 서울중앙지방법원 동관 앞에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ㅣ강영국 기자
서울중앙지방법원 동관 앞에서 이승환 측의 손해배상소송 청구를 지지하는 팬. 사진ㅣ강영국 기자
서울중앙지방법원 동관 앞에서 이승환 측의 손해배상소송 청구를 지지하는 팬. 사진ㅣ강영국 기자

앞서 이승환은 지난해 12월 3일 터진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공개적으로 외치며 정치적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왔다. 그는 집회 현장은 물론, 자신의 SNS를 통해 거침없이 정치색깔을 표출해왔다.

이 같은 이승환의 행보에 보수 우익단체는 이승환에게 구미 콘서트를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김 시장은 이승환의 구미 공연 개최를 긴급 취소했다. 김 시장은 “시민과 관객의 안전을 위해 취소한다”고 이유를 들었다.

이어 김 시장은 “이승환 씨 측에 안전 인력 배치 계획 제출과 ‘정치적 선동 및 오해 등의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요청했다”라며 “하지만 이승환 씨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첨부된 서약서에 날인할 의사가 없다’는 분명한 반대의사를 서면으로 밝혀왔다”고 전했다.

이에 이승환은 “나는 정치적 선동을 하지 않는다. 내 공연이 정치적 목적 행사는 아니었기에 지금까지 대관에서 문제가 된 적은 없다”며 서약서 작성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승환은 지난 3일 SNS를 통해 구미 콘서트 손해배상소송 100명 원고 모집했다.

임 변호사는 “공연의 안전상에 위협이 있었다고 하는데 실제 존재했는지도 중요 쟁점 중 하나다. 12월 19일, 20일 집회가 한 차례씩 있었고 25일 집회가 예정돼 있었다. 결국 해당 집회는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집회 규모 역시 행정청(구미시)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집회 규모만 봐도 약 10여 명 안되는 집회가 전부였다”라며 “행정청 입장에서 행정력으로 관리 감담이 안된다는 건 객관적으로 확인돼야 한다. 정말 통제할 수 없었는지, 다른 안전 계획을 취했는지 하나 하나 확인할 예정”이라며 말했다.

가수 이승환 대리인 임재성 변호사가 서울중앙지방법원 동관 앞에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ㅣ강영국 기자
가수 이승환 대리인 임재성 변호사가 서울중앙지방법원 동관 앞에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ㅣ강영국 기자

이승환 측은 추가 법적 제기도 준비 중이다. 임 변호사는 “서약서 강요라는 행위가 헌법상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 침해가 된다고 본다. 이런 문제가 재발될 수 있다고 본다. 이와 관련한 헌법소원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임 변호사는 “이승환에 대한 허위사실 비난을 통한 명예훼손이 증가하고 있다. 법적조치 취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임 변호사는 “공연 표현의 자유가 존재하고, 이를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행정기관은 이 두가지를 조화롭게 공존하고 유지시켜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서로를 적대하고 공격과 비판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일방의 목소리를 막아서는 게 최우선인지, 그런 기준을 법적으로 이끌어내는 소송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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