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news

detail

“트로트 전주만 들어도 스며들어” 김태연, ‘14세 소녀 호랑이’의 첫 정규 [종합]

지승훈
입력 : 
2025-04-09 15:31:03
김태연. 사진ㅣ티와이엔터테인먼트
김태연. 사진ㅣ티와이엔터테인먼트

14살. 중학생이 된지 딱 두달 차인 가수 김태연이 데뷔 후 첫 정규 앨범을 발매했다. ‘아기 호랑이’에서 ‘소녀 호랑이’로 훌륭하게 성장했다.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일지아트홀에서는 김태연의 첫 번째 정규앨범 ‘설레임’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현장은 김태연을 보기 위한 취재진으로 가득했다. 김태연은 이번 신보를 이날 낮 12시 발표했다.

이날 진행은 방송인 김성주가 맡아 시선을 끌었다. “오디션 전문 MC”라고 자신을 소개한 김성주는 명불허전 진행력을 선보이며 매끄럽게 행사를 이끌었다.

김성주는 “김태연 양이 직접 부탁을 했다. 한 번도 쇼케이스 진행을 해본 적이 없다. 웬만한 친구라면 거절했을텐데”라며 “쇼케이스는 처음이다. 막내딸 요청같은 느낌으로 하게 됐다.김태연 양도, 나도 잘 봐달라. 실수 할 수 있다. 함께 격려해주면서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김태연 양을 처음 만난 게 1574일 전”이라며 미스트롯 출연 당시를 떠올렸다. 김성주는 “그때 김태연 양이 9살 때였다. 어깨가 떨려보였고 잘할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노래 시작하니 언제 그랬냐는듯이 아주 단단하게 무대를 꾸며줬다. 맹수 한마리 품고 있는듯한 그 아이가 이제는 어느덧 14살이 됐다”라며 이번 정규 앨범 발매에 힘을 기대감을 거듭 표했다.

김성주는 김태연 첫 무대 시작 전 무려 5분 이상을 홀로 이야기를 이어가며 청산유수 MC 진행력을 과시했다.

김태연. 사진ㅣ티와이엔터테인먼트
김태연. 사진ㅣ티와이엔터테인먼트

이후 김태연은 이번 신보 타이틀곡 중 하나인 ‘앵콜’ 라이브 무대를 꾸몄다. 흔들림 없는 보컬은 물론, 댄스까지 선보이며 깜찍한 무대를 선사했다.

김태연은 “안녕하세요. ‘소녀 호랑이’ 김태연입니다. 오늘은 내게 너무 특별한 날이다. 팬들에게 오랜만에 인사드릴 수 있는 날이기 때문”이라고 첫 인사를 건넸다. 이제 막 중학생이 된 그는 “초등학생 때가 그립다. 중학생이 되니까 그때가 좋았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김태연은 더블 타이틀곡 ‘세월강’을 열창했다. 중학생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호소력 짙은 보컬은 행사장을 중년 가수 공연장 느낌을 물씬 느끼게 했다.

무대를 접한 김성주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사실 ‘설렘’이 표준어다. 직업병이라 이해해달라”며 김태연의 신곡명을 웃음과 함께 저격했다. 그러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설레임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사용하는 데에는 문제없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김태연에게 ‘최근 설레는 순간이 있었는가’라고 물었다. 김태연은 “첫 정규 앨범 생각이 몇 개월간 내 마음, 머릿속을 독차지했다”라며 신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자 김성주는 ‘앵콜’ 안무 무대에 대해 “혹시 (방송인) 붐 삼촌 영향을 받았나. 경연 때 엄청 따라다니지 않았나”라고 했다. 이에 김태연은 “실제 춤 시안에 어떤 영향을 받은 건 아닌데 붐 삼촌 덕분에 내 춤 실력이 늘은 건 사실”이라며 웃어보였다.

‘세월강’은 흐르는 강물처럼 거스를 수 없는 시간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감정을 담았다. 잔잔하면서도 깊이 있는 멜로디는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게 하고 가슴 속 소중한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삶의 무상함 속에서도 지켜가고 싶은 감정을 이야기한 곡으로 그리운 날 조용히 마음을 적셔줄 노래로 기대를 모은다. ‘앵콜’은 힘든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자는 따뜻한 응원의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특징이다.

김태연. 사진ㅣ티와이엔터테인먼트
김태연. 사진ㅣ티와이엔터테인먼트

김태연이 직접 꼽은 이번 정규 앨범의 대표 키워드는 ‘시작’, ‘파이팅’, ‘중독’이다. 김태연은 “중학생이 된 만큼 제 인생에서도, 음악에서도 새로운 시작점에 서 있다. 응원을 보내준 팬들께 이번엔 제가 ‘파이팅’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중독’은 타이틀곡을 표현하는 키워드다.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을 멜로디와 감정선을 기대해 달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태연은 ‘어린 나이에 깊은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 따로 있는지’라는 질문에 대해 “어머니가 대상이다. 모든 감정을 어머니에 빗대서 생각한다. 그러면 저절로 노래가 나오는 거 같다”고 답했다.

이번 앨범에는 ‘앵콜’과 ‘세월강’ 등 더블 타이틀곡을 포함한 총 11곡이 담겼다. 그중에서 수록곡 ‘가시별’에 대해 “박정아 스승님을 떠올리며 부른 곡이다. ‘가시렵니까’, ‘별’을 합친 ‘가시별’이다”라며 스승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김태연은 “이번 앨범에 내 다양한 목소리를 고스란히 담고 싶었다. 어떤 콘셉트를 정하기보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할 수 있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팬들이 내 원동력이다. 지금까지 주신 사랑을 어떻게 돌려드릴지 생각하며 지내고 있다”라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태연. 사진ㅣ티와이엔터테인먼트
김태연. 사진ㅣ티와이엔터테인먼트

김태연은 아직 작사, 작곡 능력을 가지기엔 이른 나이다. 이번 앨범 수록곡들 역시 업계 프로듀서들로부터 받은 곡들로 채우게 됐다. ‘곡을 고르는 기준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그냥 촉이 있다. 이번 더블 타이틀곡도 나와 어머니의 선택으로 부르게 된 곡”이라며 자신의 촉에 자신감을 보였다.

유년 시절 판소리를 배웠던 김태연은 올해 국립전통예술중학교 판소리과에 입학하며 전문성을 높이려 했다. 김태연은 ‘트로트에 판소리 전공이 도움이 되는지’라는 질문에 대해 “원래 국악풍이 좀 강한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국악풍을 빼려고 하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엔 국악만으로 하면 트로트 경연에서 떨어질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라며 “국악풍을 빼면서 트로트 느낌을 잘 살려야 한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판소리를 배웠기 때문에 트로트도 잘 소화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다시 판소리 배우니까 감성이 풍부해지는 거 같다. 곡에 대한 이해가 잘 되는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김태연은 “노래하면 기분이 좋다. 노래 부를 때는 전주만 들어도 나한테 스며드는 느낌을 받는다”며 “오래오래 기분 좋은 가수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고 포부를 남겼다.

소감 이후 김태연은 수록곡 ‘만리향’ 무대를 마지막으로 선보이며 취재진의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짓게 했다.

김태연은 지난 2021년 TV조선 ‘미스트롯2’를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나이에 걸맞지 않는 호소력 짙은 보이스로 무대 장악력을 과시했다. 특히 귀여운 외모와 달리 무대에선 누구보다 날카롭고 몰입도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당시 ‘아기 호랑이’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