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 매진에 2회 추가 총 6회 진행
공연 총 30만 명 운집 예상

세계적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8년 전 한국 팬들의 열정적인 떼창에 화답했다. 팬들과 더 가까이서 호흡했고 눈을 마주치는데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
1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콜드플레이의 내한공연 ‘라이브 네이션 프레젠트 콜드플레이 :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딜리버드 바이 디에이치엘(LIVE NATION PRESENTS COLDPLAY : MUSIC OF THE SPHERES DELIVERED BY DHL)’이 열렸다. 이날을 시작으로 18~19일, 22일, 24~25일, 총 6회 공연으로 진행된다. 공연은 객석 3만 명, 스탠딩 2만 명을 추산해 약 5만 명 관객과 함께 했다.
이날 공연은 네 개의 섹션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섹션인 ‘플래닛’(Planets)에서만 ‘뮤직 오브 더 스피어스’, ‘하이어 파워’, ‘어드벤처 오브 어 라이프타임’, ‘파라다이스’, ‘더 사이언티스트’ 등 글로벌 히트곡들을 연이어 쏟아낸 콜드플레이는 쉴새 없이 관객들의 귀를 두드렸다.
노래도 좋지만 크리스 마틴의 첫 마디가 궁금했던 국내 팬들이었다. 마틴은 준비한 듯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 인사를 건네더니 ‘파라다이스’ 무대에서는 떼창을 유도, “감사합니다”라고 한국어로 화답했다. 그러면서 마틴은 “서툴러도 이해해주세요. 반갑습니다. 함께 해서 행복합니다”라며 다소 서툴지만 노력한 모습으로 한국 팬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두 번째 세션 ‘문스’(Moons)에서 콜드플레이는 본격적으로 관객들과 소통했다. 현장에 있던 자원봉사자이자 팬을 무대 위로 올려 노래로 이야기 했다. 마틴은 자연스럽게 ‘송 북’ 타임을 통해 ‘Up&Up’을 불렀고 해당 팬 역시 자신있게 노랫말을 읊으며 눈을 마주치기도 했다. 두 사람의 예상치 못한 투샷에 관객들은 크게 호응했고 팬은 눈시울을 붉히는 듯한 제스처를 보이며 감동까지 안겼다. 온전히 한 곡을 모두 소화한 두 사람은 진한 포옹으로 훈훈함을 마무리했다.
세 번째 세션 ‘스타스’(Stars) 세 번째 무대인 ‘위 프레이’ 무대에서 콜드플레이는 사전 무대 게스트인 칠레 출신 가수 엘리아나, 트와이스 멤버들과 컬래버 무대를 꾸며 눈길을 끌었다. 크리스 마틴은 “감사합니다. 트와이스”라며 인사했다. 멤버들의 별다른 멘트는 없었다.

공연은 Led를 활용한 다채로운 공연의 향연이었다. 형형색색의 팔찌와 특수제작된 필름 안경을 통해 더 아름다운 공연이 연출됐다. 필름 안경으로 공연장 빛을 볼 때면 하트 모양으로 바뀌며 마음을 어루만졌다.
이날 숱한 곡들이 진행됐으나 단연 현장을 열광케 한 곡은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직역시 ‘인생 만세’)였다. 전주가 흘러나자 일제히 엄청난 환호성을 질렀고 5만 관객의 떼창이 이어졌다. 이에 질세라 그룹 방탄소년단과 협업했던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 무대에서도 국내 팬들은 자리에서 앉지 못했다. 여기서 마틴은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이름을 한 명씩 나열하며 애틋함을 보이기도. 멤버들의 보컬 파트는 홀로그램 형상으로 대체됐다.
공연은 약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마지막 곡을 선사한 후 무대를 비운 콜드플레이를 향해 관객들은 ‘비바 라 비다’의 후렴을 떼창하며 앙코르를 바랐다. 이에 콜드플레이는 재등장했고 무려 6개의 앙코르 곡을 이어가며 팬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여기서도 마틴은 ‘픽스 유’(Fix you)를 앞두고 전광판에 관객 한 명 한 명을 띄워 위로의 노래를 건네기도 했다. 한 러시아 팬은 이에 눈물까지 보이며 감동을 주체하지 못했다.
내한 가수로서 자신의 인기에만 취한 마틴이 아니었다. 자신의 목소리로 하여금 팬들과 적극 소통하려 했고 음악으로 의미를 전달하려고 애썼다. 마이크는 마틴 한 사람이 쥔 공연이었으나 장내 목소리는 5만 명의 외침과 위로로 어우러진 시간이었다.

콜드플레이의 이번 내한공연은 지난 2017년 첫 내한 이후 8년 만에 진행되는 공연으로 개최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팬들로부터 큰 기대를 안았다. 아티스트 선예매와 주최사 라이브네이션 선예매를 통해 처음 예정됐던 4회 공연 대부분이 판매될 만큼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에 콜드플레이 측은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을 위해 무려 2회 공연을 추가하면서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번 공연에는 트와이스가 전 회차 스페셜 게스트로 출연한다. 이와 함께 칠레 출신 싱어송라이터 엘리아나와 싱어송라이터 한로로도 스페셜 게스트로 출격 예정이다.
콜드플레이는 공연 개최와 더불어 이달 10~27일 더현대 서울에서 ‘콜드플레이 문 뮤직 서울 팝업’을 운영한다. 음반을 비롯해 팝업스토어에서 독점 판매하는 한정판 티셔츠, 투어 포스터 등 콜드플레이의 공식 상품을 만나볼 수 있다. 수익음 일부는 청각장애인 수술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사랑의 달팽이’에 기부하며 선한 영향력도 전한다.

이번 콜드플레이 공연이 더욱 이목을 이유는 이들의 내한공연 시기었다. 첫 내한 당시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며 한국 대통령 자리는 공석이었다. 현 시점,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됨에 따라 과거와 동일한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콜드플레이 내한 공연을 두고 평행이론설을 내세우기도 했다.
또 콜드플레이는 당시 세월호 참사 주기인 4월 16일 공연을 펼쳤고 ‘옐로우’(Yellow) 무대시 스크린에 노란 리본을 띄우며 희생자들을 추모해 화제를 모았다. 이번 내한 첫 공연날도 세월호 11주기로 잡았다. 하지만 이번 내한 첫 공연에서는 노란 빛으로 물들였을 뿐 세월호 관련한 멘트나 퍼포먼스는 없었다.
콜드플레이의 최근 투어는 혁신적인 지속가능성 조치를 통해 이전 스타디움 투어에 대비해 CO2e 배출량을 59% 줄이는 등 환경적인 면을 신경쓰고 있다. 지난해 발매한 정규 10집 ‘문 뮤직(Moon Music)’ 역시 CD 외에 LP의 경우 세계 최초로 140g ‘친환경 레코드 재생 페트 LP(EcoRecord rPET LP)’로 발매하는 앨범이 됐다.
이번 공연에서도 키네틱 플로어(움직이는 바닥)을 만들어 일부 관객들이 그 위에서 발을 굴러 전기를 생산하는가 하면, ‘파워 바이크’를 설치해 관객이 공연 관람을 하며 자전거를 타서 공연에 필요한 전기를 생산해 눈길을 끌었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